얼마 전 열린 제 77주년 광복절 행사에서의 대통령의 연설이 큰 화제(?)를 모았는데요,
광복절의 의미보다는 정권교체, 친일지향주의, 한미동맹만을 강조한 연설이라며 비판의 여론이 끊이질 않고 있습니다.
일본 관료들이 패전일을 맞아 야스쿠니신사 참배를 강행했는데, 이에 대해 왜 아무 언급이 없냐는 질타가 이어지자 정부는 일본 정부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하겠다며 미리 알려왔다고 말했다고합니다.
한국을 침략하겠다고 말한 뒤 침략을 하면 그 침략이 마치 정당화된다는 듯이 우리 정부가 말한 것입니다.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이용수 할머니도 윤석열의 광복절 축사를 두고 "역사와 위안부 문제에 대한 말은 한마디도 없었다"라고 비판했습니다.
이용수 할머니는 또 "일본이 역사를 왜곡하고 우리 명예를 짓밟아도 일본 비위를 맞추는 게 더 중요한가"라며 "일본의 반성과 사죄가 먼저다. 이 세대가 다시 한번 못난 조상이 되지 않길 바란다"라고 강조했습니다.
광복절 마저도 친일적인 모습을 보여준 그에게 보여주듯 한 네티즌이 과거의 한 프로그램을 올린 글이 화제입니다.
대대로 물려받거나 세월 속에 묻혀 있던 진품을 발굴해 감정가를 확인하는 TV프로그램 '진품명품'을 기억하시나요?
2019년 8월 11일 방송에 1944년 전후에 작성된 회고록 한 점이 출품되었는데요,
제대로 된 원고지도 아닌 세금계산서 같은 용지에 당시 상황이 일기처럼 적혀있는 이 회고록은 증손자가 희망 감정가 10만815원으로 출품하였습니다.
그는 임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100815원을 적어낸 것이었습니다.
출품된 회고록을 살펴보단 전문가는 감정을 마치고 전광판에 감정가를 발표했는데요,
모두를 놀라게 한 감정가는 0원이었습니다.
회고록이 의뢰인이 적은 10만원의 가치도 없다는 사실에 모두가 당황했는데요,
한 감정 전문가는 결연하게 감정가에 대한 설명을 하기 시작했습니다.
" 이 기록이 한 사람의 개인적인 기록이지만 나라를 잃은 많은 애국자가 자신의 목숨을 바쳐 독립운동을 한 흔적이 남아있습니다. 이분들의 행적을 감히 돈으로 평가할 수 없다고 생각해 감정가를 추산할 수 없습니다 "
알고보니 이 회고록은 일제 강점기 만주 지역 항일 무장투쟁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이규채 선생님이 자필로 적은 일명
'이규채 연보' 였던 것이었습니다.
그의 회고록에는 독립운동이 비교적 상세히 기록되어있는 것이 특징입니다.
“새벽녘이 되어서야 왼쪽 손에 총을 맞아 부상을 당하였다는 것을 알았다. 곁에 있던 사람이 먼저 보고서는 깜짝 놀랐다”
“을해년 1935년 (재판 중) 또 묻기를 ‘자녀가 셋이나 있는데 그들 역시 생각하지 않는가?’라고 하기에 내가 답하기를, ‘나에게 노모가 계시는데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그런데 어찌 자녀를 염두에 두겠는가. 많은 말을 할 필요 없이 단지 우리 강산만 돌려주면 그만이다’라고 하였다”
특히 이 연보 마지막에는 독립운동과 투옥으로 헤어져 살아야 했던 가족들에 대한 미안하고 안타까운 심경을 표현한 구절도 있습니다.
" 아내가 우리 집안으로 시집온 지는 26 년이 되었다. 나와 멀리 헤어지고서 두 아들과 한 딸을 거느리고 살았다. 그런데 아내는 몸을 의탁할 친척이 없었고, 밖으로는 생활을 도와줄 만한 친구가 없었다.
초근목피로 굶주림을 면할 수 있는 것은 하루 이틀에 불과할 뿐이었다.
그런즉 다섯 살 난 아이가 수시로 밥을 달라고 하는 것은 오히려 빈 젖을 물려서 달랠 수 있지만, 조금은 지각이 있는 여덟 살 난 아이가 배고프다고 울어대는 것은차마 들을 수가 없었다"
감정 전문가는 “이 기록물을 통해 불꽃처럼 살아갔던 독립운동가들의 이야기를 미래에 알려주는 역할을 우리가 해야 하기에 0원으로 책정했다”고 덧붙였고
의뢰인은 “증조할아버지의 유품은 대한민국 임시정부 기념관에 기증할 예정”이라며 이규채 연보를 국가에 기증할 뜻을 밝혔습니다.
지금 우리가 독립된 주권을 가진 대한민국에서 당당하게 살 수 있도록 이름도 빛도 없이 피와 눈물로 싸워주신 그분들의 희생을 생각하면 절로 고개가 숙여집니다.
더 이상 가벼운 연설과 현명하지 못한 발언으로 이들의 희생을 욕되기 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영토를 잃은 민족은 재생할 수 있어도, 역사를 잊은 민족은 재생할 수 없다"
-신채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