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대통령 이명박 부부가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저를 공매한 처분을 취소해달라며 낸 행정소송에서 최종 패소했다고합니다.
재판부에 따르면 검찰은 2018년 이씨를 구속기소하면서 그의 실명 자산과 차명 재산에 추징보전을 청구했는데요, 법원은 이를 일부 받아들이면서 사저와 부천 공장 건물과 부지 등을 동결했습니다.
이후 이씨는 2020년 10월 대법원에서 징역 17년과 벌금 130억원, 추징금 57억 8000만원을 확정받았습니다.
검찰은 벌금과 추징금을 징수하기 위해 캠코에 공매를 위임했고 논현동 건물과 토지는 작년 111억 5600만원에 낙찰되었습니다.
하지만 이씨 부부는 논현동 건물 지분을 부부가 1/2씩 보유했는데 일괄로 공매에 넘긴 것은 잘못됐다며 행정 소송을 낸 것인데요,
대법원 3부는 이씨 부부가 한국자산관리공사를 상대로 낸 공매 처분 무효확인 소송에 심리불속행으로 기각했다고합니다.
심리불속행은 원심에 중대한 법령 위반 등 특별한 사유가 없는 경우 상고심절자특례법에 따라 대법원이 별도의 결정 이유를 설명하지 않고 원심판결을 확정하는 제도입니다.
이번 대법원 판결로 캠코 공매의 효력은 확정됐지만 이 전 대통령 측 법률 대리인은 "건물 지분의 2분의 1 등 부동산은 여전히 김윤옥씨 소유"라며
"사저는 공매 낙찰받은 사람과 공유하게 된 것이기 때문에 추후 공유자 쪽과 협상을 해야 하고, 이 전 대통령이 거처를 옮길 계획은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이 주택은 이 전 대통령이 1978년 8월 매입한 뒤 재건축하여 구속 전까지 거주하던 곳인데요, 토지 673.4m²에 지하 1층∼지상 3층짜리 건물(599.93m²)로 이루어졌습니다.
공매 당시 이 전 대통령의 법률대리인인 변호사는 “김윤옥 여사가 건물 지분의 절반을 갖고 있기 때문에 건물과 토지를 함께 묶어 공매에 부친 것은 잘못됐다”며
“법원에 이의 신청을 하고 캠코에도 문제 제기를 하는 절차를 밟을 계획”이라고 했는데요,
결국 최종 패소 된 것입니다.
한편 이 사저를 매입한 사람은 바로 홍성열 마리오아울렛 회장으로 밝혀졌는데요,
홍 회장은 앞서 2015년 전두환 전 대통령의 장남이 소유한 허브농장, 2017년 박근혜 전 대통령의 강남구 삼성동 사저도 매입하기도 했다고 합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논현동 사저 매입으로 홍성열 회장 역대 대통령 당선지 중 두 곳의 소유자가 되었습니다.
예로부터 고관이 거주하는 집은 줄곧 명당으로 인정받아 왔고, 사저 역시 역대 대통령을 거론할 때마다 빠지지 않고 관심을 받았는데요,
홍 회장이 보유한 박근혜 전 대통령의 삼성동 사저와 이 전 대통령의 논현동 사저는 각 대통령들이 당선 당시까지 거주하던 곳입니다.
전문가들은 홍 회장이 현재 물건 그 자체의 가치보다는 향후 역사·문화적 재평가에 중심을 두고 투자했을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고종완 한국자산관리연구원장은 "역대 대통령의 사저는 사용 가치, 토지 가치 이상의 역사·문화적 가치가 있다"
"아직은 우리가 현대 문화유산 보존에 대한 인식이 많지는 않지만 향후 화폐 가치, 경제 가치로 환산할 수 없을 만큼의 가치를 부여하는 시대가 올 수도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한편 과거 법무부는 2019년 시행한 특별사면 당시 "추징금 완납 여부"를 고려한다고 밝혔었는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의 이번 패소로 추징급이 완납되면 사면 가능성이 커지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하지만 서울중앙지검 관계자는 벌금 130억 가운데 일부가 납부된 것으로 나머지 벌금을 낼 능력은 없으며, 벌금 환형유치 (벌금 대신 노역장에서 일하는 것)가 되어 있는 상태라고 말했습니다.
추징금과 벌금이 함께 있으면 추징금부터 납부하게 돼 있으며, 사면이 된다면 벌금은 면제받게 되지만 추징금이 남아있다면 내야한다고 하는데요.
이명박 전 대통령은 현재 건강악화로 형집행정지 신청을 하여 서울대병원에 입원 중입니다.
대한민국 최악의 양극화와 4대강 사업 등 많은 문제를 야기한 그를 사면한다면 현재 정부도 큰 역풍을 맞을 것은 분명합니다.
하지만 윤석열 대통령 역시 앞서 이 전 대통령 사면과 관련 "20여년 수감생활하는 건 안맞지 않나. 전례에 비춰서 할 것"이라고 말한 바 있는데요,
이번 판결에 따라 앞으로 이 전 대통령에게 어떤 변화가 찾아올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할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