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중국을 배제하는 글로벌 공급망 동맹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한국이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새우등 터지는 신세가 되고 있습니다.
국내 수입품목 중 특정국 의존도가 75%이상인 것이 600개가 넘는데, 이 중 절반 이상은 중국에 의존하고 있습니다.
특히 자동차 배터리 핵심소재, 반도체 관련 장비 등 핵심 신산업 소·부·장 품목도 특정국에 의존하는 경우가 다수로 나타났는데요,
2019년 일본의 수출 규제 보복 이후 정부는 공급망의 다변화를 위해 노력했지만 아직 특정 국가, 특히 중국에 의존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은 인도·태평양 경제프레임워크(IPEF), 한국, 미국, 일본, 대만 4개국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 등 동맹국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중국의 비중을 줄이려는 정책을 펴고 있기때문에 앞으로 중국에 대한 과도한 의존에서 벗어나 수출시장의 다변화가 시급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중국과 미국의 반도체 전쟁이 시작되면서 대중국 무역수지가 수교 이후 30년 만에 처음으로 4개월 연속 적자를 기록했습니다.
최상목 대통령실 경제수석비서관은 "지난 20년간 우리가 누려왔던 중국을 통한 수출 호황의 시대는 끝나가고 있다"며 "우리에게는 중국의 대안인 시장이 필요하고 다변화 또한 필요하다"고 말하기도 했는데요,
무역협회가 최근 발표한 '최근 대중국 무역수지 적자 진단' 보고서에 따르면 중국의 반도체제조용장비 국산화율은 지난해말 21%에서 올해 상반기 32%로 상승했는데요,
이 영향으로 반도체제도용장비 수출은 전년동기 51.9% 감소하였습니다.
더 이상 30년간 유지되던 '한국이 중간재를 중국에 수출하고 중국이 완제품을 세계에 판다'는 양국간 무역구조가 유지되기는 힘들어보이는데요,
정인교 인하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도 "우리가 중국에 중간재를 보내 미국에 수출하는 구조가 작동이 안 되고 있다"고 지적했으며, 중간재 중심의 대중 수출구조를 소비재·최종재 중심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조언했습니다.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취임 뒤 본격적으로 반도체 공급망을 자국 중심으로 재편하고 중국이 첨단 반도체 기술을 개발하지 못하도록 막는 데 주력하고 있는데요,
삼성전자도 현재 미국 남부 텍사스주에 170억달러 규모의 위탁생산 공장을 짓고 있고, SK그룹은 반도체 분야 150억달러 투자를 비롯해 미국에 총 220억달러를 투자할 계획이라고합니다.
두 기업 모두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데요,
문제는 ‘반도체와 과학법’은 미국 정부의 인센티브를 받은 기업은 향후 10년간 중국 등 ‘요주의 국가’에 첨단 반도체 기술이 적용되는 시설을 추가로 지을 수 없도록 규정한 것입니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SK는 중국 공장에 첨단 설비를 도입하지 못할 수 있게될 수 있는데요,
삼성과 SK하이닉스는 세계 메모리반도체 제조 점유율 1.2위를 차지하고 있습니다. 중국 공장의 생산 차질이 생기면 한국산 메모리를 공급받는 애플 등 주요 글로벌 기업들도 완제품 생산에 타격을 입을 수 있기 때문에 규제는 조정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중국과 미국의 신경전에 피해를 보는 것이 이뿐만이 아닌데요,
미 행정부는 전기차 세액공제 수혜 대상과 관련하여 북미에서 최종 조립되는 전기차만 올해 세액 공제를 받을 수 있다고 밝혔습니다.
미국은 중국과의 경쟁 속에 중국산 핵심 관물과 배터리를 사용한 전기차를 혜택에서 제외하려는 것이지만 한국에서 생산되는 차량도 이에 포함되어 내년이되면 거의 모든 국산 전기차들이 혜택을 받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합니다.
이렇게 불안한 국제 정세 속에서 앞으로의 대한민국의 외교정책이 더욱 궁금해지는데요,
전문가는 "반도체를 중심으로 중국과 경제적으로 단단히 얽힌 한국의 입장에선 미국과 중국 사이에서 핵심 이익을 지키기 위해 어느때보다 현명하고 발빠른 판단이 필요하다"며 "기술혁신과 수출 다변화를 위해 기업과 정부가 온 힘을 다해야 할 때" 라고 말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