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새벽, 대통령실이 있는 서울 용산구 삼각지역 인근의 버스 정류장과 지하철역 일대에 대통령을 풍자하는 포스터가 붙었습니다.
임금 용포를 입은 윤석열 대통령이 앞실을 풀어헤진 모습이었는데요,
포스터의 상단에는 '마음껏 낙서하세요'라는 안내문구와 펜이 걸려있었습니다.
포스터를 설치한 사람은 풍자 예술 작품을 전문으로 하는 작가로 "윤석열 대통령이 된 이후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고, 나도 참을 수가 없었다"면서 "힘들어 하는 대중들과 함께 예술 공동 작업을 하고자 포스터를 제작, 게시하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일부 포스터에는 시민들이 이미 낙서를 하였는데요, 낙서에는 '세계적 망신, 경제 폭망 윤석열 퇴진하라', '퇴진까지 1초준다'등의 윤 대통령을 비판하는 문구가 대부분이었습니다.
하지만 13일 새벽에 붙은 이 포스터는 해가 밝자 경찰들이 모두 수거해가서 오래 붙어있지 못했습니다.
이 포스터가 처음 붙여진 것은 지난 3일에 열린 청계광장 촛불 집회인데요, 시민들 반응이 좋아 서울 종로 일대에 버스정류장에 붙여지기 시작했습니다.
이때 당시에는 시민들의 낙서로 완성된 작품을 작가가 모두 수거할 수 있었지만 이번 용산에 붙이 포스터는 경찰의 회수로 인해 수거할 수 없게되었다고 합니다.
작가는 정치 풍자 포스터도 하나의 예술이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당대 시민들이 가진 의식을 정리해서 자신만의 조형으로
표현하는 것이 예술가들의 운명"이라며 "예술에서 정치 풍자는 인류 역사상 계속 있어왔고 앞으로도 이어질 것이다, 앞으
로도 나만의 예술 풍자를 할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작가는 그동안에도 사회적 메시지가 강한 작품을 많이 해왔다고하는데요, 한동안 꼴보기 싫은 정치인을 그리는 게 싫어져서 풍자 작품을 멈췄었지만 윤석열이 대통령이 된 후 많은 사람들이 힘들어하자 다시 작품을 시작했다고 합니다.
인터넷의 글이나 댓글과는 달리 포스터에 직접 손으로 쓰는 글씨는 작품이 되고 그대로 역사가 된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작품에도 '수거할 예정'이라고 적어놨다고하는데요, 하지만 철거가 되버려 작품을 찾을 수 없다고 합니다.
특정한 정치적인 목적이 아니냐는 비난도 있었지만 작가는 자신은 예술가이고 정치인이 아니라고 밝혔는데요,
작가가 생각하는 예술관은 당대 시민들이 가진 의식을 정리해서 자신만의 조형으로 표현하는 것으로, 예술에서 정치 풍자를 하지 말라는 법은 없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또한 이번 부산 엑스포 유치 기원 BTS콘서트 논란에 대해서도 말했는데요,
"문화예술인들을 함부로 대한다. BTS 초청 논란 문제도 그렇다. 보수 정권의 특징 중 하나가 모든 분야를 다, 특히 문화·예술까지 다 손에 쥐고 좌지우지하려는 못된 버릇이 있다. 예술인들을 통제하려 한다.
과거 노무현 정부 시절에도 정권을 풍자하는 애니매이션을 만들었는데 아무 문제가 없었다. 내가 처벌받는다는 생각도 하지 않았다. 그런데 박근혜 정부 때는 풍자 포스터를 만들었더니 수차례 기소를 당했다.
지금도 포스터 등의 예술 활동으로 핍박을 받을 것이라는 불안감이 있다." 라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런 활동을 하는 이유는 양심과 신념이라고 하는데요, 예술 활동을 하며 다른 사람들에게 피해를 준 적도 없고 누군가가 이로인해서 정신적, 물질적으로 굉장한 피해를 당한다고 생각하지않기때문에 풍자 활동을 계속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그는 앞으로도 각 도시를 다니며 포스터 전시를 한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는데요,
지역별로 그 지역 시민들의 낙서를 받아 나중에 전시회도 열 생각이라고 말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그는 대통령에게 "자연인으로 돌아가시라고 간곡히 부탁드리고 싶다. 그분은 시대에 맞지 않는 분이다. 예술로
말하면 지금 시대가 포스트모던 시대인데 이 세상이 다양하다는 걸 이해 못하고, 자기 말만 진리라고 생각하는 분이다."라고 말했습니다.
작가가 말한대로 정부가 아티스트들을 함부로 대한다는 논란은 지난 BTS 콘서트 문제로 이미 논란이 됐었는데요,
부산 엑스포 개최를 기원하는 BTS 무료 콘서트도 정부가 돈도 내지 않고 70억을 모두 소속사 하이브에게 부담하게 했다는 소식이 들렸기 때문입니다.
BTS는 지난 7월 2030 부산 엑스포 홍보대사로 발탁되었는데요,
홍보를 위해 'BTS 인 부산(BTS in Busan)'이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이 행사는 BTS 소속사 하이브가 주최 및 주관을 맡고 부산시와 부산엑스포 유치위원회가 후원한다고 밝혔습니다.
하지만 공연이 한달 앞으로 다가왓음에도 불구하고 관련 비용을 누가 낼 지조차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나타나서 논란이되고 있습니다.
6일 재계 및 문화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내달 15일 부산 아시아드주경기장에서 열리는 BTS 공연에는 약 70억원 가량의 비용이 필요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BTS가 하는 공연인 만큼 무대 장치 등에 적지 않은 돈이 들어갈텐데 관람료는 무료로 정해놓고 돈 낼 곳은 마땅치 않고 서로 미루기만 한 것입니다.
이제와서 유치위원회와 부산시 관계자들은 "하이브가 주최 측이므로 비용 관련 문의는 하이브에서 답해야 한다"며 "부산시는 후원기관으로서 장소를 제공하고 교통 숙박 등 행사에 필요한 행정지원을 담당하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습니다.